사랑과 결혼

 결혼을 한 후에 배우자에게 실망을 하게 되면 실망한 배우자는 자녀를 배우자 대신으로 가까이 하게 됩니다. 배우자에 대한 실망을 자녀에게로 기대로 돌리는 것이지요. 흔히들 남편에게 실망을 한 부인이 자녀들에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면서 하는 말 "나는 너의 아버지에게 실망을 했다. 너만 믿고 산다. 너가 없었다면 벌써 너의 애비와는 이혼을 했을 것이다. 너의 애비를 보아라, 돈도 쥐꼬리만큼 벌어다 주는 주제에 큰 소리만 치고-- 나는 이제 너만 믿는다. 너는 이 어미를 실망 시키지 말아라" 이러한 말이 바로 위의 주장을 반영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혼을 하고 싶지만 자식들 때문에 할 수 없이 살고 있다는 부모들의 푸념은 가족 구성원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족 관계를 유명한 가족치료 학자인 Bowen은 감정의 삼각 관계(emotional triangles)라고 부릅니다.

 부부가 결혼을 해서 자녀가 태어날 경우에 배우자한데서 실망을 한 파트너는 자녀를 끌어 안아서 감정적으로 남편과 부인과 자녀 사이에 삼각관계가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인간 관계 중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세 사람의 관계로 이것을 사회학에서는 삼각 관계라고 부릅니다. 어느 두 사람이 가까워지만 한쪽은 불안하게 되고 power가 약화됨을 느끼게 됨니다. 그러면 고립된 한 쪽은 어느 한쪽을 끌어 넣어서 평행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연인들 사이에서 삼각관계에 걸린 사람들을 보면 두 사람이 친밀관계를 가지는 것에 참을 수 없어하고 상대를 가깝게 끌어들이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가족관계어서도 부부관계가 좋지 못하게 되면 power에서 부족을 느낀 배우자가 자녀를 끌어들임으로써 두 사람이 밀착 동맹을 형성하게 되어 파트너를 고립시키고 그 파트너와 대립관계를 만들어서 파트너의 power를 약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외부적으로는 화목한 체하면서 겉으로는 배우자를 지원하는 것 같이 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배우자의 하는 일을 사보따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로 하여금 암암리에 파트너에게 도전하게 만들고 배우자가 하는 일의 효과를 감소 시켜서 무력화 시키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겉으로 패배자는 속으로는 승리자가 되어 환희의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지요.

 삼각관계에 걸린 자녀는 부모의 싸움에 희생양이 되어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문제 때문에 자신의 성장과 발달을 희생하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를 과잉으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는 자연히 의존적이 되어 버리고 스스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자취심을 개발할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 자신의 욕구 대로 자녀를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자녀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왜 과잉보호를 받은 자녀가 의존적이 되고 자립하기가 어려운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녀의 욕구가 무시되고 어머니의 욕구, 아버지의 욕구가 우선시 되어서 자녀는 부모의 말씀대로 따라가지 않을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자녀가 착하고 좋은 자녀라고 말합니다.내 욕구는 뒷전이 되고 부모이 욕구에 맞추다 보니 나는 나를 잃어 버리고 너만 보고 너의 비위만 맞추려고 하고 있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내가 없습니다. 내 자아가 없습니다. 정작 너가 이야기하는대로 따라 가고 있는 꼴이지요. 내 자아는 뒤전이고 내가 원하는 것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너가 하라고 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되다 보니 흥미는 사라지고 해야 한다는 강박적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내가 성공하고 출세하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부모님을 위한 것이되어 버리고 부모님의 칭찬에 매달리게 되기 때문에 부모님의 인정, 수용을 위해서 살고 있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결국은 내가 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기대대로 부모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부모의 삶이 다시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지 내 삶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 삶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삶은 한번밖에 없습니다. 귀중한 삶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살고 있다면 그것은 참된 삶이라고 할 수가 없겠지요. 그래서 삶이 지루하고 열정이 없고 반복된 일상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내 삶을 찾으세요.

과잉보호를 하는 부모는 어린시절에 자신의 부모로부터 욕구의 충족이 없었기 때문에 절대로 "내 자식은 나처럼 키우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 때문에 자녀에게 과잉으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자녀의 욕구가 무시되고 부모의 어린시절의 욕구가 자녀에게 씌워진 것이 아닙니까? 어린시절에 못다한 부모의 욕구는 자녀에게로 흘러가서 자녀에게 자신이 못다한 한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부모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부모의 사랑이 지극하여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부모로써 자녀 사랑이 넘치는 부모로 보입니다. 그러나 내면적으로 보면 자녀의 욕구는 무시 되고 자녀는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요. 과거에 부모가 받지 못했던 것을 자녀에게 아낌없이 주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자식이 부모의 한풀이 대상이 된 것이지요. 결국 자녀는 자치심을 개발하지 못하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 인형에 불과한 것이지요. 자녀는 언제나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사랑은 건강한 사랑이 아닙니다. 병적인 사랑이지요. 먼저 식물들을 보세요. 너무 물을 많이 주면 식물이 죽어버립니다. 너무 물을 주지 않으면 식물을 죽어버립니다. 동물들을 보세요. 야생에서 자라는 동물의 새끼들은 자라면서 어미로부터 어떻게 야생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움니다. 어떻게 사냥을 하고 어떻게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어떻게 그룹내에서 위계를 형성하고 어떻게 위험에서 벗어나는가?를 배우고 있음을 우리가 모르고 있습니다. 어미가 사냥꾼의 총에 죽어 버리고 남은 새끼들을 본 사람들이 새끼들을 집안에서  키우는 개의 젖을 먹이거나 우유를 먹고 자란 동물 새끼들이 야생의 세계로 돌려 보내면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종종 보아왔습니다. 학자들은 동물원이나 집안에서 키운 새끼들이 다 자라서 야생으로 되돌려 보낼 때 야생에 적응 훈련을 시켜서 내 보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 게 되었고 이제는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켜서 야생으로 돌려 보내고 있는 것이 이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인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족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배웁니다. 대인관계를 어떻게 맺고,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하고,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고, 어떻게 친밀관계를 맺는가?를 배웁니다. 그러나 과잉 보호는 부모가 다 해주기 때문에 스스로 배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해 주는 대로 따라 가고 있는 것이지요. 부모가 내 삶을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죽고 나면 나는 살아갈 능력이 없게 됩니다. 결국은 내 자아를 박탈 당한 것이지요. 내가 부모에 의해서 무능력자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가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는 자신의 부모로부터 못 받은 한 맺힌 욕구를 자녀에게 쏟아붓고 있는 것이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부모에게 받은 박탈을 자식에게 한풀이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부모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정이 자녀에게로 흘러가서 자녀가 자신의 한풀이 대상으로 바뀐 것이지요. 부모에게 "당신이 나에게 해 주지 못한 것을 나는 내 자식에게 얼마나 많이 해주고 있는 것을 보세요! 그래서 내가 부모님에게 못 받은 것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을 당신은 보셔야 합니다. 내가 얼마나 어린시절에 이것을 받고 싶었고 가지고 싶었는지를 당신이 알았어야 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당신이 나에게 해 주지 못한 것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게될 것이고 당신은 나에게 미안함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사랑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랑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병든 사랑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보셨을 것입니다. 모든 사랑이 다 건강한 사랑은 아닙니다. 부모들은 자신의 사랑이 병든 사랑인지 건강한 사랑인지를 모릅니다. 무조건 많이 해 주면 좋다는 식의 사랑 방정식은 배우자나 자녀를 병들 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